AI 상담사의 ‘공감과 위로’로 정신건강 챙겨요
작성일: 2026-01-13
차가운 AI에 ‘마음’의 온기를…㈜넥스브이 윤현지 대표

넥스브이가 주력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는 ‘정신건강 디지털 솔루션 및 치료기기’다. 대표 제품은 AI 고민 상담 키오스크인 ‘위로미’와 대화형 정신건강 관리 솔루션인 ‘공감이’다.
‘위로미’는 24시간 365일 언제든 고민을 들어주는 AI 에이전트다. ‘AI가 얼마나 잘 위로해 줄 수 있을까’ 기자가 의문을 제기하자, 윤현지 대표는 벌떡 일어나 키오스크인 위로미 앞으로 다가가 ‘일이 너무 많아’라며 조용히 속삭였다. 그랬더니 ‘많이 힘드셨겠어요. 어떤 상황이나 일이 더 힘들게 느껴지시나요? 제가 당신의 고민을 들어드릴게요’라며 AI가 공감섞인 대화를 끌어냈다.
이렇게 키오스크에 대화하듯 고민을 말하면 위로미가 STT 기술로 음성을 인식, 분석한 뒤 명상가, 명언, 미래의 나, 신사임당, 소크라테스, 코미디언 등 6가지 페르소나로 변신해 성향과 상황에 맞는 말투와 방식으로 답변해 준다. QR을 찍으면 24시간 동안 휴대폰에서도 심층 대화가 가능하다.
익명이 기본이지만, 보건소 정신건강센터에서 운영하는 위로미의 경우에는 개인정보 입력을 하도록 만들었다. 이유는 전문기관의 개입이 필요한 상담의 경우, 정밀 스크리닝을 거쳐 별도로 분류하고, 관련 센터 및 전문상담사에게 연계해 주는 역할을 하기 위함이다.
윤현지 대표는 “개인정보를 입력하라고 하면 이용률이 확 떨어지기는 한다. 하지만, 이용자의 약 10%에서 고위험도 이용자가 발견돼 보건소에서 피드백을 직접 하면서 주민들을 케어하고 있다”고 뿌듯해했다.
익명으로 상담을 진행하는 경우에도 관리자 페이지를 통해 위험 키워드 현황, 심리 변화, 상담 유형 등의 통계를 시각화하고 리포트로 제공해 준다. 이는 학교 같은 기관에서 유의미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어 교사들이 환영한다고 한다.

이외에 우울, 스트레스, 치매, SNS 중독 등 자가 진단도 할 수 있고, 개인 맞춤형 결과 리포트와 모바일 연동으로 심층 상담까지 할 수 있다. 특히, 현실적인 조언과 함께 공감 메시지를 엽서에 편지 형태로 출력해 주는 등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불어넣어 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연령대·말투·상담 스타일이 다른 AI 캐릭터를 선택해 수화기로 통화하며 상호 소통할 수 있는 ‘캐릭터 대화형’, 기쁨, 사랑, 감사, 슬픔, 불안, 분노, 상처 등 마음이 끌리는 단어를 선택하면 감정 기반의 짧은 위로와 공감을 담은 메시지를 제공하는 ‘마음 자판기형’ 등 다양한 형태로도 출시하고 있다.
이 중, 전화기 형태의 키오스크는 수화기 너머 AI가 말하는 대로 따라 하면 되기 때문에 어르신들에게 특히 반응이 뜨겁다. 현재 보건소, 학교, 청소년 센터, 노인복지 센터 등 150군데 넘는 공공기관에 도입돼 그 실효성을 입증하고 있는 위로미는 내년에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춘 ‘아이돌’ 캐릭터 등을 삽입한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다.
지속적 지원과 치료 효과…디지털 치료기기 ‘공감이’
넥스브이는 상담 기능을 넘어 개인맞춤형 행동 활성화 치료 큐레이션 알고리즘을 탑재한 정신건강의학과 맞춤형 대화형 인공지능 플랫폼인 ‘공감이’로 의료 지원도 하고 있다.
윤현지 대표는 “환자들이 보통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해서 의사 진료를 받고 나면 다음 상담까지 텀이 있다. 그 기간 동안 의사가 환자들에게 내준 일명 ‘숙제’를 휴대폰을 통해 환자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며, “일례로, ‘너 오늘 기분이 어때?’, ‘오늘 산책은 했니? 산책 한번 해보는 건 어떨까?’ 등 의사가 필요하다고 주문한 내용을 하도록 유도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공감이는 의료진의 치료 가이드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넥스브이는 국내 네 군데 병원의 우울장애 환자 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연구 결과에서 공감이와의 4주간 공감 대화 후 우울 증상이 약 28% 감소했다는 효과를 확인했다.

상담 면에서도 전문 상담사에 뒤지지 않는다. 전문 심리상담사 10년 차 이상 된 10명의 상담사 답변과 AI 답변을 무작위로 섞어 상담사에게 답변의 품질과 신뢰성을 확인한 결과, 재작년 기준으로 사람이 51%, AI가 49%로 사람 상담사와 AI 상담사가 거의 대등한 수준으로 나왔고, 작년에 진행한 결과에서는 AI가 52%로 사람 상담사를 앞섰다. 특히 민감한 질문에 대해서는 오히려 AI의 답변을 더 선호하는 결과가 나왔으며, 답변 속도는 인간보다 25배나 빨라 실시간 대응 능력을 입증했다.
윤 대표는 “전문 심리상담사와의 비교 테스트에서 AI가 우수한 평가를 받았지만, 결코 AI가 사람 상담사의 영역을 뺏거나 완전히 대체할 순 없다”며, “단지, 이런 신뢰성을 바탕으로 사람들이 심리 상담에 대한 문턱을 낮추는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저연차 상담사의 부족한 부분을 없애는 데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어제보다 나은 내일…‘기술의 문’을 다양한 영역에
정신건강뿐만 아니라 일반 의료 서비스의 효율성을 높이는 솔루션도 넥스브이의 핵심 파이프라인이다. ‘닥터챗봇’은 기존의 단순 시나리오형 챗봇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업계의 평을 받고 있다. 실제로, 딥러닝 기반의 하이브리드 엔진을 탑재해 전문적인 의료 지식을 바탕으로 환자의 질의에 자연스럽게 응대하며, 병원에는 운영 효율성을, 환자에게는 쉽고 빠른 정보 접근성을 제공한다.
배리어프리(barrier-free) 기술이 접목된 음성 주문 키오스크 ‘닥터오더’는 최근 무인 테니스장, 헬스장 등 어르신이 많이 찾는 기관에서 높은 관심을 받는 제품이다. 부족한 주문 정보만을 똑똑하게 되묻는 ‘인버티드 큐(Inverted Queue)’ 특허 기술을 적용해, 누구나 말 한마디로 간편하게 주문을 마칠 수 있도록 설계했기 때문이다. 일례로, ‘아메리카노 한 잔 주세요’라고 말하면, 키오스크가 ‘아이스로 드릴까요? 뜨거운 걸로 드릴까요?’, ‘포장이세요? 아니면 드시고 가세요?’ 등 맞춤형으로 대답하며 사람에게 주문하는 것과 같은 프로세스를 제공한다. 혹은 ‘따뜻한 차 좀 추천해 줘’라고 역질문하면 메뉴판을 직관적으로 띄어주기도 한다.

‘멘탈 헬스 데스크’, ‘AI 멘탈헬스 체어’와 같은 융합형 멘탈케어 솔루션도 준비 중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 중인 이 장비는 카메라로 얼굴을 인식해 혈압, 맥박 등 스트레스 지수를 측정한 결괏값을 토대로 AI 캐릭터와 상담하는 구조다. 여기에 위로미 체어는 비접촉 생체신호 분석(rPPG)에 뇌파 기술을 추가로 결합해 맞춤형 디스트레스(Distress) 콘텐츠에 더욱 적합하도록 구조화했다.
윤현지 대표는 “해외의 반응이 뜨거운데, 작년 11월에 독일의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산업안전보건 전시회에서 현지인들이 감탄하며 명상까지 완전히 즐기는 모습과 기업체의 납품 의뢰가 속출하는 것을 보고 가능성을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에서는 수요가 얼마나 될지 모르겠지만, 융합형 멘탈케어 장비인 만큼 소방관, 교사 등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직군을 위한 쉼터 공간에도 최적화돼 있다”며, “보안 문제로 인해 AI 기술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군대에도 들어갈 수 있도록 계속해서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넥스브이의 시선은 이제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디지털 치료제의 본격적인 출시와 함께 인공지능 기반 독립형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등록, 영어 및 다국어 데이터셋 구축을 통해 북미와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계획 중이고, IPO 및 코스닥 상장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도 세웠다.
윤현지 대표는 “우리의 저력은 현장 전문성에 있다. 구성원의 86%가 간호사, 의무기록사 등 병원 근무 경력을 보유하고 있고, 이들이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 기술과 의료 현장 사이의 간극을 좁혔다”며, “우리는 AI 기술을 통해 사람이 가장 필요한 순간, 그들의 곁에 머물 수 있는 따뜻한 조력자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
https://www.junggi.co.kr/news/articleView.html?idxno=35097
